미국 노동법이나 관련 규정들은 여간 까다롭고 복잡한 것이 아니다. 소송의 나라답게 웬만한 한국 기업들은 한두 개의 소송을 안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필자는 미국에서 8년간 관리회계팀장으로 재직하며 총 4건의 인사(HR) 소송을 진행하였다. 대부분의 한국 제조기업들은 법인 설립과 동시에 공장 건설이 진행된다. 건축, 설비 통관 및 설치, 양산 관련 일정들이 매우 타이트하게 진행되는데다 변수 또한 많아 신경 쓸 일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인사.노무관련 법률 학습이나 체계수립과 같은 조금은 시급하지 않은 업무는 뒷전으로 밀리기 마련이다. 필자가 수행한 소송 또한 양산 초기 또는 주재원 교체 시점에 발생하였다. 조직이 구축되고 경험이 쌓인다면 인사.노무관련 시행착오는 자연히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찾아오는 것이 인사(HR)소송이라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Case 1. 미국 국적 한국인 (1년 6개월 소요)
1) 나이와 국적을 이유로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EEOC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제소
2) 연령 차별 금지법(ADEA), 민권법 (Civil Right Act) 위반
3) EPL (고용책임배상 보험) 보험사 주관으로 합의
Case 2. 미국 현지인 (1년 8개월)
1) 인종과 국적 차이로 승급 등에서 차별을 받았다며 EEOC에 제소
2) 민권법 (Civil Right Act) 위반
3) EPL (고용책임배상 보험) 보험사 주관으로 합의 후 종료
Case 3. 미국 현지인 (1년 2개월)
1) 회사가 가족 치료를 위한 FMLA 휴가 사용을 방해하였다며 State 지역 법원에 제소
2) 가족 의료 휴가법 (FMLA) 위반
3) EPL (고용책임배상 보험) 보험사 주관으로 합의 후 종료
Case 4. 미국 현지인 (1년 8개월)
1) 회사 내에서 성희롱을 당하였다며 EEOC에 제소
2) 민권법 (성희롱) 위반
3) EPL (고용책임배상 보험) 보험사 주관으로 합의 후 종료
4)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OSHA에 안전 관련 위반사항을 허위 제소
Case 3을 제외한 3건의 소송은 민권법(Civil Rights Act)과 관련되어 있다. 민권법은 직장 내 인종, 성, 국적, 나이, 출신 국가 및 종교의 차별 금지와 성추행(Sexual Harassment)에 관한 법률로 한국기업의 인사소송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차별에는 직접차별과 간접차별이 있는데 직접차별은 차별 의도를 직접적으로 가지고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 직접차별로 소송을 재기한 직원은 고용주가 차별할 의도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여 한다. 차별할 의도는 정황을 통해서 인정된다. 간접차별은 표면적으로는 중립적인 기준이 차별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이론에 기반을 둔다. 즉 직접적인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차별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면 이 또한 차별이 된다는 것으로 통계 등이 중요한 증거로 사용된다.
대기업이 아닌 한국 기업은 여러 가지 사정으로 법인장과 주요 부서장을 주재원이나 현채 한국인들이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해고나 진급 및 급여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현지인들이 국적과 인종차별 등을 근거로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변호사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사전 방지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Case 3은 가족 의료 휴가법(FMLA – Family medical leave Act) 과 관련된 소송이다. FMLA는 고용 인원이 50인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1년 이상 근속 기간 동안 1,250시간 이상을 근무한 직원은 본인이나 직계가족의 치료를 위하여 한 해 동안 최대 12주의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이다. 현지 직원이 FMLA를 근거로 자주 그리고 장기간 휴가를 사용한다면 대체 인원이 있다 하더라도 회사의 입장에선 여간 골치 아픈 게 아니다. 물론 가족이 아프고 돌볼 사람이 마땅하지 않다면 법을 떠나 휴가를 허용하는 것이 인정이나 직원이 많다 보면 가족 의료 휴가를 남용. 악용하는 직원이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는 모든 직원들에게 의사 진단서를 요구하고 사유가 명확할 경우에만 휴가를 승인할 수 있다. 아울러 휴가와 직원들과의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기 위해 FMLA에 관해 한국의 노무 규정과 비슷한 Handbook에 상세하게 규정하여 두는 것이 좋다.
Case 4는 필자가 수행한 인사소송 중 가장 좋지 않은 경우였다. 소송을 제기한 직원은 현지 여성 생산 조장으로 한국인 매니저가 자신을 성희롱하였다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이다. 당사자야 가볍게 어깨를 살짝 친 것뿐이라고 억울해하지만 소송이 진행된 이상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 직원은 회사를 계속 근무하며 직원들에게 끊임없이 회사를 험담하며 근무 분위기를 헤쳤다. 게다가 소송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OSHA에 안전 법규 위반을 제소하여 불시 안전점검을 받게 하는 등 회사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었다. 결국 EPL 보험 변호사 주관으로 합의 후 종료하게 되었으나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 경우였다.
소송을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변호사들의 조언들을 통해 인사.노무관련 규정들을 정비하고 주재원과 현지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동법과 성희롱 예방교육 등을 꾸준히 한다면 상당한 분쟁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경험 많은 현지인 HR 매니저를 고용하여 현지인과의 분쟁을 대응하게 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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